어둡고 습한 곳에
별들조차 희미한 동굴에서
카타콤의 숭고하고도 저 거룩한 이야기
그 숨은 일화가 시작되었네
오~ 세실비아여
장미꽃송이처럼 아름다운 여인이여
그녀는 장군들 사이에서 보다 로마에서 가장
고귀한 성품을 지닌 여인이었네
그녀의 푸른 눈망울은 총명하다 못하여
밤하늘에 별들처럼 눈이 부셨노라
그러나 그녀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
값이 나가는 전리품아니 명예나 가문도 아닌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의 진실한 세계
부와 명성을 걸머진 로마에서
그녀는 택하였다 지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를
주님께서 걸으신 그 십자가의 길을
그 아무도 그녀가 가는 길을 걱지 아니하였네
그 외롭고 고독한 길을 아들과 함께
그러나 이제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더불어
마음에서 보석이 별빛처럼 빛나고 있음을
광명의별들조차 볼 수없는 그들에게 신은 자유를
순교자의 무덤들이 평화로 인도하는 문에서 쉬며
거룩한 이름들이 기쁘게 돌비에 새겨져 있노라
박해자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순교자의 눈빛 더욱 빛나고
그 빛은 뜨겁도록 강렬해진다
짐승의 사나운 우리안에서
두려움 없이 목숨 던진 이들을 우리는 알고 있는가
죄로 물든 로마인들의 가슴이여
통곡할 그날이 오리
마침내 제국의 시대에는 로마의 문을 벗어
몰락해져 가는 운명을
데시우스 황제는 보좌위에서
황금의 잔을 높이 쳐들며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참 성스러운
구원의 길을 스스로 외면했노라
데시우스 황제의 깃발아래
기독교도들은 거룩한 영혼의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콜로세움 그 웅장한 경기장에서
화려한 대리석 기둥아래 떨어지는 붉은 장미꽃을
검투사들의 북음과 짐승드르의 울부짖음
아이들의 비명소리와 거룩한 무리들의 노래가
사방에 울러퍼질때
그들은 관중삭위에서 두려워 떨었노라
그 함성이 로마인들 가슴에 피로 십자가와도 같은 못을 박아 놓았노라
이윽고 고요한 밤이 돌아와
별들은 높은 성탑위에서 푸르게 빛나고 있건만
콜로세움 안에는 무거은 정적만이 침묵속에 흘러내린다
그 아래 찢겨진 옷가지들이
선혈이 묻은 채 어듬속에 파묻혀 있음을
이 밤에 저 지하 감옥에 갇힌 죄수들이
흐르는 노래소리가 달빛을 타고
말없이 어둠속으로 퍼져나갈때
그 노래소리 기쁨에 섞여 서로 하나가 되어
새벽이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노라
가슴을 치고 울지도 못하는 로마인들을 위하여
그 하나는 자신의 죄를 깨끗한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를
밤이 깊도록 서로가 서로를 위해 고귀한 눈물 흘려라
저들은 우리의 남은 생명을 죽일지라도
우리의 영혼을 주님으로부터 갈라놓지 못하리라
지상에서 불러오는 신선한 바람이
지하세계의 찬 바람을 불어넣고
동굴 깊숙히 흘러들어와
호흡조차 어려운 그 밑바닥에서
벌레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외부의 소식으로부터 들려오는
성도들의 시련을 인내하며
그 한계의 순간에서도 순교자들의 혼은
정복당하지 않고 횃불처럼 타오르고 있었노라
건강한 사내에서 어린 소년에 이르기까지
박해자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창칼에 목숨이 잘려갈 지언정
주를 배신하지 아니하였으니
아 이들이 선량하고 성품이 착한 사람들이여
청순함과 고결한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의 영토에 속한 이들이여
아득한 날이 세월이 흐르고
또 그 세월이 오늘에 이르렀어도
아름다운 이름들은 기억되어
불멸히도 남아
부끄러운 흔적을 묘비에 새기지 아니하노라
아 그이름들의 노래가 되어
천사들의 비파음률 속에 튕겨질 때
영혼이 자유하는 곳에서
그들의 마음 기쁘게시리
칠흑같은 어두운밤
사나운 파도가 부서져 내리는 해안에서
한 노인이 해진 옷을 걸치고
저 유랑자처럼 떠도는 파도를 향해
무시무시한 절망의 시가를 읊고 있었네
그 신은 굽이쳐 흐르는 파도물결속에
흩어져 멀리멀리 사라져갔노라
무너졌도다 너 견고한 성읍의 도시 바벨로니아여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도다
그 불붙는 검은 연기 하늘을 덮고 바다를 덮어
시야를 볼 수 없으니
그 도시는 온갖 더러운 것들의 영의 처소가 되었구나
밤마다 음행이 불붙듯 일어나고
황금에 담긴 포도즙이
여인의 입숭에서 녹아 흘러내리나니
그 불에 타는 연기가 자욱하여 멀리서도 알 수 있으리라
너 강한 도시 바벨로니아여 화 있으라
일시 검은 폭풍이 비바람에 몰려오듯
황금과 진주와 보석들이
절묘한 공예품과 뛰어난 장신들이
이 큰 재앙을 보고 바다건너 오는 상인들과
나그네들이 놀라 가슴에 통곡하리로다
쉴 사이없이 밤의 그들이 밀려오는 거친  바다위에
함성과 뛰놀때
어느덧 노인의 쉰 목소리는 비탄에 젖은 나머지
흐르는 눈물을 더불어 닦고 있었다...

카타콤의 여사 제1번에서 32번의 내용 중 4번까지("시와 찬양의 밤")